김사부와 구미호를 눌러버린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인기

 

김사부와 구미호를 눌러버린

닥터 차정숙의 인기

 

단 4회만에 전국, 수도권 모두 시청률 두 자리를 넘어선 닥터차정숙의 인기가 상당하다. 특히나 경쟁을 시작한 시즌제 드라마인 낭만닥터 김사부나 구미호뎐1938에게 압승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전작의 완성도나 성공여부에 힘입어 제작된 구미호뎐이나 김사부는 당연히 닥터 차정숙을 가볍게 생각했을 건데, 7회를 지나면서 낭만닥터 김사부3 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10회에서는 18%에 가까운 시청률로 과거 JTBC 인기드라마인 이태원 클라쓰까지 넘어 역대 시청률 4위를 달성하였다.

사실 닥터 차정숙은 스토리만 보면 일일극이나 주말극에 나올법한 뻔한 클리셰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시청자의 유입이 쉽고, 단순한 구성에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덜 심각해서 인지 회차를 거듭할 수록 시청률과 평가 모두 좋아지고 있다. 다만 뒤로 갈 수록 더 노골적으로 나오는 불륜과 혼외자와 같은 자극적인 전개가 늘어나고 있어 서서히 시청자의 불만도 생겨나는 추세다. 메인 스토리가 아님에도 혼전 임산부가 현재 몰래 사귀고 있는 유명인이 아닌 사실 전남친의 아이를 가졌다는 설정처럼, 자극적인 소재가 많다. 그럼에도 스토리 진행 자체는 비교적 부드럽고 유쾌하게 진행되고 있어 독특한 개성으로 시청자에게 어필되는 중이다. 8회를 넘어 중반부에 접어들며, 시청률 급상승을 이룬 원동력은 동시간대에 주말연속극의 니즈를 충족한 유일한 드라마라는 장점 때문이다. 동시간대 경쟁작들은 모두 시대극이나 장르극이거나 시즌제 드라마라 사실상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시작할때만 해도 닥터 차정숙은 아침드라마나 일일연속극의 순한맛 정도인 애매함을 가진 드라마라고 평가되었지만, 유일하게 연속 극이 갖는 장르의 속성을 가졌고, 오히려 이것이 성별과 연령대를 떠나 주말연속극 고정 시청층의 이해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서사적 완결성에 모난 구석이 없어 클리셰지만 쉽게 읽히는 갈등과 같은 것들이 결국엔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출연진들의 연기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엄정화와 김병철의 열연이 상당히 호평이다. 서인호라는 캐릭터가 예쁜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지만 김병철의 열연으로 인해 미워할 수 만은 없는, 매력있는 캐릭터가 되었다. 또한 기존에 청순가련한 이미지가 강했던 명세빈의 악녀 변신도 신선하다는 평이 많다. 초반엔 다소 평범했던 서이랑역을 맡은 배우 이서연의 연기도 8회에서 호평을 받았다. 제 아빠의 불륜에 대해서 협박을 하는 친구, 가족들을 속이며 불륜을 저질러 놓고는 또 진로문제로 간섭을 하려는 아빠에게 사이다 발언을 해 속이 시원하다 반응이 많았다.

 

다만 최근 붉어진 크론병 환자에 대한 에피소드가 문제가 되었는데, 예비 장인·장모가 크론병을 앓고 있는 사위를 찾아와 "어떻게 이런 못된 병을 숨기고 결혼을 할 수 있나", "이 병 유전도 된다면서. 이 결혼 자네가 포기해줘"라는 대사가 있었다. 이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43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이후 5월 10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해당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사전제작 드라마로, 2022년 12월 15일 차정숙 역을 맡은 엄정화가 촬영 종료 인증사진을 올렸다. 사실 엄정화가 워낙 동안이어서 김병철보다 연하 같지만, 실상은 엄정화가 김병철보다 무려 5살 연상이다. 서인호 역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제작진의 고민이 무척 많았다고 한다. 품위도 있어야 하고, 유머러스하기도 해야하고, 엄정화와 명세빈의 사랑을 받아야 하고, 나쁜 짓 하는 메인 빌런 캐릭터 특성 탓에 시청자들에게 몰매를 맞을 것이 뻔했던 것. 그래서인지 제작 단계부터 대본이 재밌다고 소문이 났으나 배우들이 선택을 주저하는 경우가 많아 딱 맞는 인물을 찾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제작진과 김병철은 시청자들의 '욕받이'가 될 것을 예견했으며 특히 김병철은 "SKY캐슬 때보다 더 욕을 먹을 것 같다. 너무 바가지로 욕을 먹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https://youtu.be/0DHVh4Uw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