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리덕스
Ashes Of Time Redux, 2008
갖지 못하더라도 잊지는 말자! 그러나 잊으려고 노력할수록 더욱 선명하게 기억난다!
백타산의 황무지 주막에 은거하는 구양봉(장국영 분)은 암살을 사주하는 중개인. 그는 10년 전, 검객의 꿈을 위해 사랑하던 여인 자애인(장만옥 분)을 형의 여자로 내어주고 스스로 냉소적인 사람이 되었다. 그에게는 매년 복사꽃이 피는 시절이면 찾아와 함께 술을 마시고 떠나는 친구 황약사(양가휘 분)가 있고 그 역시 구양봉 만큼이나 사랑에 대한 슬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어느날 모룡언(임청하 분)이 찾아와 자신의 여동생과의 결혼을 어긴 황약사를 죽여달라며 구양봉을 찾아오고 검객에게 남동생을 잃었다는 완사녀(양채니 분)는 돈 한푼 없이 나귀와 달걀만으로 살인청부를 부탁한다.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한 검객 맹무살수(양조위 분)는 돈을 벌어 고향에 돌아가겠다며 살인청부일을 자청해서 나서고 협객으로 이름을 떨치고 싶은 가난한 무사 홍칠공(장학우 분)도 구양봉의 앞에 나타나 빠른 검술로 그에게 인정받으려 한다.
이들은 하나같이 모두 아픈 과거를 잊고 새로운 삶, 새로운 사랑을 꿈꾸는 데…
" 술과 물의 차이를 아나?"
"술은 몸이 달아오르고, 물은 몸이 차가워지지"
2008년 새로 편집된 동사서독 리덕스는 94년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마 당시 동사서독을 봤던 사람이라면
리덕스 버전을 보고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 정확히 꼽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 역시 정확히 비교해보지 않았지만
다만 조금 더 친절해졌고, 감정의 설득력을 위해
편집에 신경을 쓴 정도로 느껴진다.
무협영화의 제목과 낯익은 이름의 등장인물들을 갖고 있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기대하는 무협영화들과 다른 노선을 갖고 있다.
검과 무공이 등장하지만 그것은 소품과 같고
메인 스토리는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룰 수 없는 사랑, 잊을 수 없는 사랑
지우고 싶은 사랑, 지키고 싶은 사랑 등...
영화 속 대부분의 사랑은
주체가 자신이 아닌 상대를 향해 있다.
혹자는 젊은 세대보다 나이가 들면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라고 하지만
그것은 사실 보기 좋은 핑계일 뿐
동사서독은 호불호가 제대로 갈릴 만한 영화다.
다만 나에게는 호다.
무협의 옷을 입고 있을 뿐
중겸삼림 화양연화 아비정전 등과 같은
당시 중화권 영화들처럼
서정적인 영상과 배우들의 무심한 듯 진중한 연기
공간과 느낌을 잘 살리는 연출
툭툭 내뱉는 대사들이 오래 가슴을 울리는 그만의 감성이 있다.
한번쯤 지난 영화가 그립거나
우울한 사랑얘기가 생각난다면
시도해볼만 한 영화다.
여전히 영상미는 아름답고
좋은 대사들이 가득하다.
90~00년대 홍콩 영화의 감수성이 가끔 그립다.
#동사서독 #동사서독리덕스 #장국영 #양조위 #임청하 #왕가위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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