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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리뷰

올빼미 비하인드, 실제 역사와 차이점

by 디투스토리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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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감독안태진출연류준열, 유해진개봉2022. 11. 23.

 

올빼미 비하인드, 실제 역사와 차이점

 

영화 ‘올빼미’는 배우 유해진과 류준열이 열연한 궁중 미스터리 장르로, 인조와 소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가상의 이야기를 가미한 팩션(Fact+Fiction) 영화다.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스릴러적인 요소를 내포한 사극임에도, 분위기가 마냥 무겁지 않게 흘러가는 데다, 전체적으로 몰입감을 끌어내는 전개가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극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류준열, 유해진 두 주연 배우가 상당히 좋은 연기를 펼쳤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올빼미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연출로, 주맹증 침술사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주인공의 시선으로 장면을 구성하여 밝은 곳과 어두운 곳에서의 장면 대비를 극명하게 이끌어 낸다. 어두운 곳에서의 화면 구성에서도 관객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장면이 없도록 특유의 푸른빛 색채로 구성되어 있다. 불이 꺼져야 앞이 보인다는 설정 때문에 영화 내에서 불을 끄기 위해 다소 작위적인 요소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런 단점과 장점이 혼재하는 구간에서는 장점만을 스크린 전면에 내세우고 극대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많은 부분이 창작으로 이루어져 있는 영화다. 실록보다 더욱 1차 사료에 가까운 승정원일기의 기록이 번역되면서 이 사건에서의 중요한 기록이 실록에선 죄다 누락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이제 역사학자와 역사 애호가들 사이에서 소현세자 독살설은 정설이 아닌 음모론이 되었다. 승정원일기에 따르면 세자는 이미 청나라 볼모 시절 부터 지병을 앓고 있었다. 죽기 8년 전부터 총 세 번 어의를 청나라로 파견해야 했을 정도로 심각한 증세를 보였으며 지병 치료를 위해 두 번의 임시 귀국까지 했었고 그 귀국길에도 심하게 앓았다.

 

암살범으로 지목된 이형익은 침을 통해 증상을 치료함으로써 오히려 세자의 수명을 연장시켜준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형익이 침을 놓은 시점이 사망 전날인 것은 맞지만, 침을 놓을 때는 아무 변화가 없다가 다른 어의가 처방한 시호탕을 먹고 나서 상태가 심각해지고 다음날 정오에 사망하였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런 기록들이 모두 생략된 채 마지막으로 침을 놓은 이형익까지만 실렸고 소현세자 사후 인조의 대응은 그대로 기록됨으로써 인조와 이형익 사이에 무슨 밀약이 있었던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즉, 소현세자의 사인은 암살이 아닌 자연사였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형익은 필사적으로 연명시켰음에도 억울하게 왕세자 암살 용의자가 된 셈이다. 다만 인조가 소현세자를 싫어하여 사망 후 홀대했던 것은 확실시된다. 영화는 이 지점을 극대화하여 ‘올빼미’영화의 스토리라인을 완성시킨 것으로 보인다.

 

장점이 많은 영화지만, 개연성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주맹증의 천경수가 너무 제약 없이 활보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조선 왕실에서 상상도 못할 일을 수 차례 벌이지만 죽지 않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모습에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도달한 결말은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히지만 반대로 그 무리수 때문에 감흥이 떨어진다는 감상도 존재한다.

 

작품의 주제는 '사회적 약자라고 해서 진실을 외면하며 살아야만 하는가'로 집약된다. 작품 내에서는 이를 인물의 입을 통해 다소 직설적으로 들릴 정도로 명확하게 드러낸다. 그리고 후반부에 도달하면 밝은 곳에서 보지 못하는 경수가 본 것을 사람들이 믿고, 조선에서 가장 높은 위치의 왕 인조가 말하는 것을 사람들이 믿지 않으며 주제에 대한 답과 함께 대조와 아이러니를 극대화한다. 작중 가장 중요한 사건인 '소현세자의 사망'은 극 중반부부터 나타난다.

 

이전까지의 상영 시간은 관객에게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이해시키고, 주인공 천경수가 궁궐에서 적응해가는 달포 가량의 생활상을 보여주어 개연성을 보강하기 위한 부분이다. 관객들은 초반부가 다소 지루하다는 평을 하면서도, 후반부 진범에 대한 정체의 반전을 위해 필요한 빌드업이라는 평도 있다.

 

주인공의 병인 주맹증은 주로 백내장 초기 증상으로, 다양한 원인으로 발병하는 야맹증과는 다르다. 안구의 수정체는 각막과 함께 빛을 굴절시켜 사물을 보게 하는데, 바로 이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야가 뿌옇게 보이면서 빛이 충분해도 주변을 잘 볼 수 없게 되는 증세이다. 류준열은 주맹증 환자를 연기하기 위해 실제 환자 당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했지만 주맹증을 현실감 있게 연기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을까에 좀 더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소현세자 관련 영화였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핵심 키워드는 주맹증에서 출발했는데 ‘주맹증을 가진 주인공이 궁에 들어간다’는 한 줄의 아이템에 어울릴 이야기를 고민하다가 <인조실록>에 나온 한 문장,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 같았다’는 대목을 발견하면서 소현세자의 죽음을 연결시켰다. 결말도 시나리오 단계에서는 달랐다. 실록 속 문장으로 마무리했는데 무기력한 역사적 사실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인조도 소현세자처럼 학질로 죽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금의 엔딩을 쓰게 됐다고 한다.

 

올빼미는 눈이 빛을 반사하지 못해서 낮에는 앞을 잘 볼 수 없지만, 밤에는 시력이 매우 높아져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이다. 따라서 영화의 제목인 올빼미는 밤에 희미하게나마 앞을 볼 수 있는 주인공에 빗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안태진 감독은 이 작품이 데뷔작이다. 2022년 기준 51세인 그는,2003년 ‘달마야 서울가자’ 연출부에서 시작해 20년 가까이 감독 데뷔를 준비했다. 2005년 이준익 감독의 천만 관객 돌파 영화 ‘왕의 남자’에도 조감독으로 참여한 바 있다. 왕의 남자 이후 2, 3년 내에 감독으로 데뷔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17년이 걸렸다. 긴 세월 동안 눈뜨면 카페에서 시나리오를 썼지만, 10여 편에 달하는 각본은 모두 투자 실패와 캐스팅 실패로 엎어졌다. 결국 우유 배달 등으로 번 돈과 시나리오 공모전에 입상해 받은 상금으로 생계를 이어갔다.“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마음이 버티게 한 힘이라면 힘”이라고. 그러다가 드디어 연출을 맡게 된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인 듯 하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연출을 맡게 된 감독은 촬영 이틀 전까지 스태프와 배우 의견을 반영해 시나리오를 계속 고쳤다. 창작의 고통 탓에 촬영 초반 장염에 걸려 열흘간 죽만 먹었다고 한다. 위와 같은 노고가 반영되어서인지 그런 노력이 호평과 흥행 성공이라는 보답으로 돌아왔으니 해피엔딩이라 할 수 있다.

 

유해진의 25년 연기 인생의 첫 왕 연기 도전이라고 한다. 또한 이렇게 무겁고 진지한 역할을 맡게 된 것도 간만에 연기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은 나올지언정 웃음을 유도하는 해학적인 모습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올빼미 촬영장이 과거 왕의 남자와 촬영 장소가 같다고 한다. 유해진이 과거 왕의 남자에서 광대 역으로 출연했을때 돌바닥에 엎드리는 연기를 하였는데 이제는 왕이 되어 연기를 하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한다. 이 작품에서의 인조 캐릭터 해석은 유해진의 개인 의견이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는 인조가 성격상 국민들이 상상하는 일반적인 왕과 달리 좀 꼬질꼬질할 것 같다는 캐릭터 해석을 했고, 감독도 고민하다가 그 해석이 맞을 것 같다는 판단을 해, 약간 흐트러져 보이는 모습의 인조 캐릭터를 완성시켰다고 한다.

 

https://youtu.be/jkwbWB7u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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