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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렴풋이 기억나는 내 머릿속 걸리버여행기는 거인처럼 거대한 걸리버가
누운채로 밧줄에 묶여 작은 소인국 사람들에게 포박당하는 듯한 이미지와
그들의 섬에 표류하여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거나
침대가 작아 고생한다는 식의 단편적인 이미지들 뿐이었다.
그때부터 지금껏 걸리버여행기는
단순히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화정도로만 생각했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니.
이 책을 보면 볼수록 내가 알던 걸리버여행기는
정말 10분의 1정도 밖에 안되었구나라는 생각과
이런 대단한 작품을 지금이라도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당시 시대를 이렇게 직설적으로 풍자할 수 있을까?
흥미와 재미를 끌어오면서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작가는 권투로 비유하자면 제대로 스트레이트를 먹이듯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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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장으로 구성되어있고 각장마다 구분되는 걸리버의 여행기가 펼쳐진다.
보통 많이 알려진 부분이 1~2장인듯하다. 소인국과 거인국의 스토리.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부분이자 동화적인 설정으로
훗날 영화나 드라마에도 많이 볼 수 있었던 소재다.
초반 느낌은 서술하는 방식 자체가 편지처럼 시작되고
상황에 따른 세밀한 묘사에 감탄하며 볼 수 있었다.
작가가 애초에 소설이 아닌 실제로 겪은 일처럼 느끼게끔 더 공을 들인 것 같다.
소인국에서 걸리버가 먹는 식사양, 잠자리, 의복등을 표현할 때 보면
다소 과장되었지만 그것을 차근차근 설명하며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은 3장과 4장인 듯 하다.
하늘을 나는 섬 라퓨타는 3장에 등장하는데 언젠가 일본에니메이션으로 접했던 기억도 난다.
높은 계급의 사람들이 계속되는 연구와 사색에만 시간을 보내고,
그것이 걸리버나 독자의 시선에 정말 큰 쓸모가 없어 보이는데
애초에 그 연구가 성공한 적도 없다는 것이 더 문제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성공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들에게는 연구를 하는 그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지배층이 사색만 하는 동안 백성들은 황폐함과 가난만이 남은 그곳.
귀족들의 허세와 근시안적인 태도를 꼬집으며
현실의 계급 사회를 풍자하는 작가의 시선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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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장에는 휴이넘이라는 말들이 지배하는 세상이 펼쳐진다.
야후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말의 지배를 받는 흉폭한 동물이다.
여기서 야후는 비열하고 불결하고 추악한 종족으로 묘사되고 있다.
걸리버가 휴이넘에게 자신이 살던 세상을 이야기하고
휴이넘이 들으며 그 세상은 너무나 이상하다는 표현을 할 때
비로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게 이거구나 싶었다.
걸리버는 자신이 살던 세상의 문제를 깨닫게 되고,
거짓이 없는 이성과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않았지만
결국 다시 세상으로 돌아왔을 때..
마굿간에서 말을 두고 일방적인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그의 모습에서
소설 속에서는 미쳤다며 욕할지 몰라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결코 그를 욕하거나 비웃을 수 없는 아이러니를 느끼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왠지 개운치 못한 여운이 남은 모습이다.
이 책은 결국 걸리버의 시선으로 인간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모습을 시종일관 그리고 있다.
인간성이 오염되고 타락한 인간들이 비판의 대상이지만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어느 순간 그럴 수밖에 없는
불완전한 존재 인 것만 같아 어딘지 씁쓸함을 남긴다.
어떤 책들은 읽는 동안 소비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읽고 나서 곱씹어 보고 정보를 찾아보며
하나씩 더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 있다.
걸리버 여행기는 후자에 속하는 책이다.
비유와 풍자가 독설이라 불리지만 그만큼 직설적인 시원함이 있는 책이다.
오래 사랑받고 명작의 반열에 오른 책들은 그 이유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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