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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표지부터 느낌이 상당히 좋은 책이다. 오픈 캐딜락을 몰고 있는 자신만만한 표정의 여성과 옛 느낌에 기품 있는 배, 그리고 순항중인 경비행기까지.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던 터라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명장면을 떠올리며 책을 펼쳤다. 그런데 이 책은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보여줬다. 전쟁과 피난, 차별과 고통이 담긴 가슴 아픈 시대. 그리고 그 속에서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온 한 여인의 이야기였다.
가죽공장의 속기사로 일하던 진 패짓은 어느 날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삼촌으로부터 상당한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시점에 무기력한 일상에 지쳐가던 그녀는 과거 자신이 정착했었던 말레이 어느 마을에 우물을 지어주기로 결심하고 그곳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예상 못한 소식이 그녀를 충격에 빠뜨리고, 오래전 가슴속에 묻어둔 기억을 꺼내기 시작한다. 이야기는 과거로 흘러 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기 전 말레이에 정착했던 시절로 돌아간다. 매일 파티를 이어가며 행복하게 살던 그녀 앞에 일본군이 상륙하게 되고 말레이는 순식간에 점령당한다. 진 패짓은 다른 여성, 아이들과 함께 포로가 되고 정처 없는 길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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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리아와 풍토병에 시달리며 죽음을 넘나드는 힘겨운 시간을 거친다. 이후 감시하던 일본군이 사망하고 진은 일행과 함께 마을에 정착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전쟁이 끝날 때까지 3년여의 시간동안 그렇게 삶을 이어간다. 다시 이야기는 현재로 돌아와 인부에게서 들은 소식을 토대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호주로 떠나는 진 패짓. 과거 호주 청년에게 들었던 ‘앨리스 스프링스’라는 마을은 어떤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날지..
1950년에 우리와 전혀 다른 문화권에서 나온 소설이지만 어딘지 상당히 익숙한 느낌이 든다. 우리 역시도 당시 일본군에게 핍박을 당하며 힘든 시기를 지낸 역사를 갖고 있기에 그런 것 같다. 전쟁을 겪고, 하지만 희망을 간직하며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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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답게 처절하고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현실적 리얼함이 묵직한 소설이다. 주인공 진 패짓은 고난과 역경을 거치며 더욱 단단하고 성장하는 멋진 여성으로 비춰진다. 이는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속에서 결정과 추진을 보여주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과거를 살았던 신여성과 같은 느낌이다. 어두웠지만 찬란한 빛을 간직했던 그녀의 삶. 과연 뒤늦게 그녀의 인생에도 가슴 뭉클한 반전이 나타날 것인가? 재미와 함께 묵직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나의도시를앨리스처럼 #네빌슈트 #레인보우퍼블릭북스 #실화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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