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노름꾼>
‘노름꾼’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 중 ‘지하로부터의 수기’, ‘아저씨의 꿈’에 이어 세 번째로 만나게 된 작품이다. 앞선 작품들은 사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읽었지만 이번 작품만은 특별히 해설도 찾아보고 다른 이들의 감상평도 몇 개 읽어보았다. 이는 그의 작품들이 사회적 배경을 많이 담고 있다는 것과 작가인 도스토예프스키의 집필 당시와도 많은 연관이 있음을 알기에 한 번 시도해본 방법이다.
운이 좋게도(?) 이 작품에서 당시 러시아 사회의 특징들을 엿볼 수 있으며 집필 당시 도스토예프스키의 상황과 감정이 많이 반영되었다고 한다. 그는 유형 생활에서 돌아와 실제로 노름으로 인해 큰 위기에 처했고, 이에 27일 만에 급하게 소설을 완성했다. 나는 이 정보를 알고 읽었지만 오히려 어떻게 이 대단한 작품이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내에 쓰여 졌다는 것인지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반응형
개인적으로 앞서 만난 작품들과 비교해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노름꾼이라는 제목답게 도박장을 배경으로 두고 많은 사람들의 욕망과 중독, 인간성을 엿볼 수 있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지만 그것이 잘 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사랑을 얻기 위해 스스로 근시안이 되는 알렉세이 이바노비치. 그는 똑똑한 사람이나 사랑이라는 중독에 빠져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아니 어쩌면 그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사랑은 알렉세이를 도박장으로 이끌었으며 종국에는 사랑보다 더 큰 중독에 빠진 사람으로 만들고 말았다.
하나같이 문제를 품고 있는 인물들이지만 결국 그들을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중독인 듯하다. 그것은 사랑을 향한 중독이기도 하고, 돈을 향한 중독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국은 도박에 빠지고 마는 중독일 것이다. 유산만을 바라며 허황된 핑크빛 결혼을 기대하는 퇴역장군.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사실 남자보다 돈이 훨씬 더 중요한 속물이다. 과연 그의 뜻대로 유산을 받고 행복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정작 그 유산을 물려줄 할머니는 이 소설의 명장면이자 신스틸러로 등장해 누구보다 건강하게 살아 있음을 과시한다. 물론 그녀 역시 도박장에서는 뻔한 결말로 퇴장하지만..
728x90
소설 속에서 다룬 도박장 모습은 지금의 그것과 방식이나 스타일은 많이 다르지만 결국 도박 그 자체는 전혀 변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고 오면 안타까워 혀를 차지만, 잃고 오면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도박은 시작하기 쉬우나 끝내기는 어려운 중독이다. 인물들의 변화나 결말로 인해 충분히 그것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고전 소설은 사실 초반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다소 어려운 문장과 묘사들, 그리고 시대적 배경은 지금의 것과 다르게 느껴지는데 신기하게도 어느 지점에 익숙해지면 금방 빠져든다. 특히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이 그랬다. 인물이 말하고 행동하는 개성과 독특한 매력에 더욱 몰입이 된다. 고전은 요즘의 소설과는 다른 특유의 재미가 있다. 이번 작품 역시 결이 다른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인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노름꾼 #도스토예프스키 #열린책들
728x90
반응형
'도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2 세트 / 네빌 슈트 / 레인보우 퍼블릭북스 (0) | 2025.02.16 |
---|---|
1타 7피 주식 초보 최고 계략 / 박성현 / 에프엔미디어 (0) | 2025.02.16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2 / 채사장 / 웨일북 (1) | 2025.02.16 |
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 김태현 / 리텍콘텐츠 (0) | 2025.02.15 |
여왕의 변신 / 피에레트 플뢰티오 / 레모 (0) | 2025.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