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전쟁활동, 최악의 드라마가 된 이유
개연성과 현실성의 문제점
드라마 방과 후 전쟁활동은 파트1 까지만 해도,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평이 제법 있었으나, 파트2 공개 이후에는 호불호도 아닌 그냥 대놓고 최악이라는 악평이 난무하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원작 웹툰 이상으로 디테일하게 표현된 외계 생명체들이나 고어성과 CG, 발전하는 연기력은 그래도 호평을 받았으나, 스토리에 허점이 많고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들이 한둘이 아니라 완성도를 말하기조차 불편한 작품이 되었다. 사실 리얼리티와 같은 현실성은 원작에서도 비판받은 문제점이었지만, 드라마에서는 이를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현실성을 떨어뜨렸다.
원작의 핵심과 주제요소는 사라지고, 단점만 남은 뻔한 외계인 아포칼립스물에 지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별히 볼만한 캐릭터, 스토리, 설정도 없기 때문에 굳이 시간을 내서 볼 가치는 없는 드라마가 되었다. 애초에 원작은 외계의 침공이라는 주제에 집중하는 작품이 아니었다. 외계에서의 침공은 그저 극을 이끌어가기 위한 도구일 뿐이고 핵심은 대학 입시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한국의 교육풍조를 비롯한 사회를 비판하는 게 핵심인 작품이었는데, 이런 부분을 무시하고, 외계 생명체에만 초점을 맞춰서 만들었으니 작품이 이상해질 수밖에 없다.
부족한 현실성도 문제지만 개연성 자체가 전혀 공감이나 이해가 되지 않아 몰입을 할 수 없는 작품이 되어버렸다. 극의 전개나 긴장감을 위해 개연성을 희생하는 건 다른 작품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일이지만, 어떻게든 장면을 만들기 위해 말도 안되는 무리수를 연이어 남발하는 방식이 오히려 극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4화의 전복된 1호차 스토리인데 총 든 보충병 열댓명을 고작 구체 1마리를 상대 못해서 대책도 없이 갇혀버리는 돌대가리로 만들고 김치열이 목숨 걸고 나가 구체의 어그로를 끄는 동안 밖으로 나온 학생들 중 단 한명도 소총을 챙길 생각을 안 하며 본인들이 트럭을 타고 이동하다 구체의 습격으로 이 꼴이 났는데 또 트럭을 타고 도망갈 생각밖에 하지 못한다. 그리고 막장의 정점이 나오는데, 운전 할 줄도 모른다던 우희락이 박소윤과 실랑이를 벌이다 열쇠를 구석으로 던져버리더니 그걸 또 꺼낼 생각은 안 하고 한명이 구체를 유인하자며 갑자기 제비뽑기를 한다. 참고로 바로 전 장면이 구체가 지붕을 뜯어내서 반쯤 실내로 들어온 씬이다. 그러고 나선 목숨 걸고 구체를 유인하러 나간 조장수를 쿨하게 버려두고 탈출하는 멋진 전우애로 마무리된다.
더불어 구체를 유인하기 위해 소리나는 자동차 장난감을 이용한 설정 등, 구체가 소리에 민감하다는 설정은 후반부에 대놓고 무시해버린다. 학생들이 들린 놀이공원에서는 디스코팡팡과 바이킹과 자이로드롭과 회전목마 운행 소리가 요란하게 퍼지고, 소리 지르며 웃고 떠든다. 그럼에도 단 한마리의 구체도 접근하지 않았다. 심지어 하늘에 떠 있는 대형 구체에 빛이 반사될 정도로 밝았음에도. 10화 마지막 폐교 장면에서도 비를 피해 폐교 교실 안에 들어와있었고 국영수 혼자 교실 바깥으로 나가는데 차소연을 제외한 학생들이 국영수의 부재를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국영수에 의해 가장 먼저 조장수가 총에 맞고 쓰러지는데 교실 안에 없었던 국영수의 짓이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미리 소총을 들고 경계하지 않았다는 점은 개연성이 한참 떨어진다. 국영수가 학살극을 벌이기 바로 직전에 김치열이 국영수의 부재를 눈치채고, 홍준희가 아까부터 보이지 않았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차소연 본인 역시 국영수가 헛소리를 지껄여서 정신이 이상하다는 점을 알려 학살극을 벌이지 못하게 막았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국영수의 총기난사때도 총이 그렇게 많이 격발되었음에도 구체 한마리 등장하지 않았고, 또한 생존한 네명이 어떻게 안전하게 서울로 귀가 했는지도 의문투성이다. 더군다나 원작에서 죽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합동장례식을 치뤘었는데 해당 장면과 학교가 어떻게 되었는지, 대피소로 피난 갔다는 학생들 부모님의 생사 여부는 아예 등장조차 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집나간 리얼리티나 외계 생명체의 문제점, 캐릭터 붕괴, 관계성 박살 등의 문제점이 많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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