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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빛의 현관 / 요코야마 히데오 / 시공사

by 디투스토리 202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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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현관>

창으로 빛이 들어 따뜻한 느낌을 주지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화분과 비어있는 1인 소파가 어딘지 쓸쓸한 기분이 드는 표지의 이미지다. 소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이 이미지는 작품에서 굉장히 중요한 단서로 작용한다. 작가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을 읽어 본 경험은 없지만 그가 평범한 미스터리를 쓰는 작가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피가 튀기고 자극적인 작품들이 난무하는 시장에서 이렇게 감정과 사연을 쫓아가는 이야기는 낯설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딘지 가슴 한구석을 쿡 찌르는 듯 아련한 무언가가 느껴지는 경험은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자극적인 사건과 스토리 위주의 전형을 좋아해서 장르만 보고 선택한 작품이지만 사실 빛의 현관은 사건의 미스터리가 아닌 사람의 미스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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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아오세는 이름 있는 건축가다. 의뢰인은 그에게 Y주택이라는 특정된 집을 보고 싶어 찾아갔지만,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온다. 여기서 Y주택은 아오세에게 굉장히 특별한 집이다. 과거 실패를 거듭하고 현실과 타협하며 근근히 살아가던 그에게 스스로 살고 싶은 집이라는 타이틀로 최선을 다해 설계하고 완공했던 상당히 의미 있는 집.

그런데 그곳은 애초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조차 없이 텅 비어있었다. 딱 한 가지, 2층 창가에 의자 하나만 창을 향해 놓여있었는데.. 그렇다면 아오세의 기억 속 과거 완공된 집을 보며 감격했던 그때 그 일가족은 설마 이 집에 이사조차 하지 않았던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대체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그리고 덩그러니 놓여있는 저 의자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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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많은 세월을 기자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만큼, 촘촘하고 치밀한 자료조사와 정보의 디테일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집이라는 장소와 구조에 대해 상당히 많은 고민과 조사를 했다는 느낌이 들어 생생하게 다가온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 포근한 그 공간은 어쩌면 공간 그 자체로의 목적이 아닌 누군가 채워야만 도달할 수 있는 완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흔적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의 쓸쓸한 구석과도 같이 느껴져 아련하게 다가왔다.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세상이 집으로 인해 시끄러운 요즘. 사람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집에 대해 어딘지 짠한 기분이 드는 마무리다.

 

#빛의현관 #시공사 #요코야마히데오 #추리소설 #일본소설 #장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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