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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이라는 제목만 보고 엄청난 스릴러를 내심 기대했는데
사실 이 소설은 사람이 진하게 묻어나는 책이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 좋았다.
탄탄하게 휘몰아치는 서사보다 개성 있는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소설이다.
그래서 순간마다 보는 재미가 있고, 캐릭터들이 가진 개인서사들이 독특하고 흥미롭다.
주인공 행운동 택배기사는 어딘지 다른 차원에서 온 생명체처럼
낯설지만 정의롭고, 까탈스러울 것 같지만 정감이가는 인물이다.
빈곤한 현실과 상황에 이끌려 택배 일을 시작했고,
그때그때에 따라 맞춰 행동하는 듯하지만 그만의 투철한 삶의 방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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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후루룩 읽히는 소설이다.
침입자들의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이 책이 나를 침입한 것 같다.
기본적인 육체노동에 이제는 감정노동까지 덤으로 따라온 택배기사 라는 직업.
자의든 타의든 언제고 일어나는 사고의 책임까지 져야하는 택배기사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본다.
세상에 다양하고 힘든 서비스업들이 존재하지만
육체를 굴리며 두발로 거리를 채우며 감내하는 일은 택배만한 게 없는 듯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내용과 같은 현실은 없겠지만 어디든 비슷한 상황은 존재할 것만 같다.
우울증에 걸려 택배기사를 죽이겠다는 담배를 든 여자, 보디가드를 앞세운 동네 바보,
불현듯 경제학 강의를 들려주겠다는 교수에 게이바 직원들까지.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상황, 그것과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작가의 말'을 읽으며 이 책의 저자가 주인공 캐릭터와 비슷한 성격임을 확신했다.
일상을 사막이라 표현하는 이 주인공 남자가 툭툭 무관심한 듯 던지는 대사들은
시크한 매력이 보이면서 다듬어지지 않은 모나고 각진 말들이지만 사실 다 맞는 말이다.
시선자체가 일반적이거나 정의감에 포장되지 않은 시각을 갖고 있다.
그가 하는 농담 같지 않은 농담들도 가끔 피식거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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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그의 대사 중
사회는 포기하지 않는 노력을 강요하며 던져주는 희망 그 자체는 사람에게 힘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을 괴롭히기만 한다. 그럴 땐 포기하면 편하다.
애초에 그런 마음이 드는 게 자신과 맞지 않는 일이라는 거니까.
이 대사는 왠지 서글프면서도 맞는 소리다. 욕심만큼 다 되는 게 인생은 아니니까.
소설을 읽는 동안 생경스러운 감정들이 맴돈다.
웃기지만 어딘지 서글프고, 개성있지만 짠한 인물과 상황들이 등장한다.
그만큼 개성 있는 작품이고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소설이다.
#침입자들 #정혁용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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