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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변신>
기존에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신데렐라’, ‘빨간 모자’,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도 같은 작품들을 비틀고 각색한 책이다. 총 7편의 개성강한 단편들이 실려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들마다 남성 위주의 시각에서 벗어나 주인공의 성별을 바꾸고 새로운 스토리에 살을 붙여 전혀 다른 이미지를 탄생시켰다.
원래 알고 있던 배경을 바탕으로 재창조하였기에 거부감 없이 읽는 재미가 있다. 다만 잔혹성이나 성적인 부분이 부각되어 있음에 순수한 동화를 상상했다면 곤혹스러울 수 있으니 미리 주의하기 바란다.
새롭게 쓰여진 이야기들은 ‘여성, 빼앗긴 동화를 되찾다’라는 홍보 문구처럼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다시 재창조 되었다. 하지만 집필 된 시기가 1985년도라 그런지 요즘의 페미니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단순히 작품 속 남녀 성별만 바꾸었다고 특별해 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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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원작 동화를 이끌어 가는 주체가 남성위주였고, 여성은 선택되어지고 구출을 필요로 하는 대상으로만 보여 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측면에서 수동적이던 여성들을 능동적인 주체로 바꾸었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 설정하였다.
원작에서 병풍 역할 뿐이었던 식인귀의 아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작품이나 아리따운 공주를 향한 목적성에서 벗어나 나이든 왕비가 진실한 사랑을 선택하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 역시 그런 결과물이라 생각 된다.
다만 작품의 본질적인 변화를 꾀하자면 역할의 변주나 주체의 변화 외에 스스로 개성과 특색을 지닌 보다 능동적인 캐릭터가 창조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다. 괴물과 싸우는 주체가 왕자에서 공주로 바뀐다고 하여 그것이 페미니즘을 나타내는 것은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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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부록으로 실린 해설을 통해 작가가 어떤 원작을 바탕으로 각색하였는지 찾는 재미가 있다. 기존의 작품을 이해하고 있다면 새로운 시선에서 바라보는 참신한 재미가 느껴질 것이고, 원작이 생소하다면 찾아가며 비교해 보는 것도 재밌게 읽는 방법일 것 같다. 예상 밖의 전개와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반전의 결말 역시 이 책의 묘미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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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 단편들은 자아 찾기나 내면과의 대화로 보이는 추상적인 이야기들이 다소 섞여있어 이해가 쉽지 않았는데 그 점이 다소 아쉽다. 번역자 스스로도 번역하기 어려움을 느꼈다고 고백할 만큼 상징적인 언어들이 많이 보였다. 보다 많은 이들이 읽고 공감하면 좋을 만한 취지로 변모된 동화이기에 아쉬운 부분인 듯하다. 다음에 비슷한 의도를 가진 작품을 만나게 된다면 개인적으로 차이와 차별을 모두 넘어 설 수 있는 캐릭터나 구조에 대한 새로움을 기대해본다.
#여왕의변신 #피에레트플뢰티오 #레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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