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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몇 해 전 동명의 영화가 개봉한 것을 우연히 극장 포스터로 본 기억이 있다. 미국의 흑인 노예 생활을 다룬 작품 정도로 생각하고 당시에는 대충 흘려버렸다. 그러다 뒤늦게 ‘노예12년’이라는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원작이며 게다가 실화라는 사실에 뒤늦게 관심이 생겼다.
주요 스토리는 뉴욕에 살던 자유인 솔로몬 노섭이 노예상에게 납치되어 12년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힘든 노예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그는 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곳에서 당연히 노예로 치부되었으며 잔혹한 매질 앞에 자신이 자유인이라는 것을 숨겨야만 했다. 주인이 써준 통행증 없이는 그 어느 곳도 자유롭게 갈 수 없었고, 억압과 통제된 삶 속에서 목숨을 깎아먹을 정도의 고통이 따르는 노동을 바쳐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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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라서 더 몰입되고 소설로 보더라도 상당히 재미있게 읽힌다. 여기서 오는 재미는 읽는 동안 너무나 처절하고 안타깝고 답답한 여러 가지 감정들이 몰려오면서 앞으로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한데서 오는 재미였다. 결말을 알고 있지만 불행한 그의 삶을 지켜보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으며 죽음의 위기에서 겨우 살아남는 장면들은 정말 아찔하게 다가왔다. 그는 더 이상 자유인 솔로몬이 아닌 백인 주인의 소유물인 깜둥이 노예 플랫이 되고 말았다.
희망 하나만을 겨우 가슴에 품고 12년의 세월동안 참고 견뎌야 했던 시간들이 도무지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고통으로 느껴졌다. 사람이 사람을 지배하고 부린다는 노예제도의 부당함과 그 안에 자행되는 인간의 잔혹하고 잔인함에 정말 놀랍고 화가 났다. 단순히 피부색과 출생지의 문제로 그것이 자행되는 세상이라니. 저자 솔로몬의 생생한 증언이 사실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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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하게 설명하듯 말하는 부분도 있으나 어느 시점에서는 폭발하듯 자유를 향한 감정을 이야기하였고, 나 역시 그와 같이 울컥하기도 했다. 먼 나라의 이야기이고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느낀 답답함과 그리움은 정말이지 처절하게 다가왔다.
후반부 드디어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고 운명처럼 배스를 만나는 부분에서는 조바심마저 났다. 그리고 마침내 12년 만에 자유를 찾아 가족을 만났을 때는 책을 읽는 나의 눈시울도 붉어질 만큼 감정이 벅차올랐다.
세상 그 어떤 감옥 보다 노예생활은 훨씬 더 지독할 것으로 생각된다. 눈을 뜨면 잠들 때까지 노동을 바치고, 먹는 것은 말도 안 되게 부실하고, 일을 못하거나 느리면 어김없이 채찍이 가해지는 그 생활은 기약 없는 고통의 연속으로 다가 왔을 것이다. 솔로몬은 마침내 자유를 찾았지만 나는 농장에 남은 다른 노예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누군가는 그의 빈자리를 채우며 더 고통 받을 것이며 함께 있던 동료가 얻은 자유가 너무나 부러웠을 것이다. 세상 모든 노예들은 죄가 없다. 단지 죄가 있다면 검은 피부를 가지고 하필 그런 몹쓸 제도가 있는 나라에 태어났다는 것. 바로 인간이 만든 그 노예제도 말이다.
노예들을 학대하는 엡스의 행동을 보고 그의 어린 아들이 똑같이 따라하는 대목을 보면 분명 노예제도 그 자체에 가장 큰 문제가 있음을 공감한다. 하지만 나는 제도 이전에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법과 제도를 만든 이도 결국 사람이다. 사람의 잔인함과 그 잔혹성, 이제는 과거의 이야기가 되었지만 여전히 사람은 존재한다.
멀지 않은 가까운 곳. 잊을 만 하면 뉴스에 등장하는 노예 할아버지 구출 이야기나. 염전 노예, 이주노동자들의 부당한 삶을 보면 결국 사람이 문제인 것이라 여겨진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믿고 싶다. 소설 속 등장하는 포드나 배스처럼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노예12년 #네이버독서카페 #솔로몬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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