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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가 마하의 어슬렁여행>
저자인 하라다 마하는 일본의 소설가로 큐레이터, 아트컨설턴트 출신의 자타공인 유명한 방랑가라고 한다. 이동집착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고 소설가이기 이전에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덕에 여행의 스펙트럼 역시 다채로운 것이 특징이다. 제목으로 삼은 말 그대로 ‘어슬렁여행’은 마치 목적지가 없는 것처럼 장소는 정하지만 구체적인 사전 조사는 하지 않는 것이 포인트라고 한다.
무작정 현지에 도착해 맛집을 찾아 음식을 잔뜩 먹고 발길이 닿는 대로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한다. 버스와 전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을 이용해 여기저기 다니다 마지막에야 숙소에 도착하는 오로지 유유히 어슬렁거리는 여행을 추구하는 여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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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그만의 여행에는 우선순위가 정해져있는데 이른바 벚꽃의 개화 여부보다 중요한 것이 맛 집 레스토랑 예약이다. 인기 있는 관광명소 보다도 만두가게 폐점시간 확인이 가장 먼저다. 가이드북은 절대 들춰보지 않고 택시 기사의 추천을 신뢰한다. 계획도 가치도 없는 엉뚱한 물건을 골라 담아오고, 유령이 나온다는 민박집도 일부러 가보는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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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여행을 계획할 때면 국내도 그렇지만 목적지가 해외라면 더더욱 계획에 쏟는 에너지가 상당하다. 날짜를 고르고 숙소를 잡은 후, 매 끼니를 동선에 따라 선택한다. 그리고 전혀 무리하지 않은 것처럼 상당히 무리한 동선을 잡는다. 이른바 여행을 가장한 고행이다. 기껏 시간을 내고 휴가를 받았기에 잠과 휴식에 연연하지 않는다.
여행은 무조건 많이 보고 많이 먹는 저돌적인 스케줄을 소화해야만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여행에 절대적인 반기를 든다. 계획은 무시하고, 숙소가 어찌됐건 가장 중요한 것은 밥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이건 좀 과하다 싶을 정도의 어슬렁여행이다. 관광도 하지만 그것은 부록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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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아까워 보이는 여행기지만 읽다보니 그 만의 매력이 있다. 여행에서 느끼는 잠깐의 여유로움. 그것에 상당히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휴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여행을 일처럼 수행하고 있지만 우리도 사실 여행을 통해 잠시 일을 접어두고 싶어하지 않는가. 세상이 조금 더 안전해지면 다시 여행이 시작 될 것이다. 그때 어슬렁여행처럼 무작정 떠나 쉼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그 마음은 간직하며 여유 있는 여행의 지침서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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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가마하의어슬렁여행 #하라다마하 #지금이책 #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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