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https://blog.kakaocdn.net/dn/dRHabK/btsL5usQTXy/rKNuMtw8VRDzDlz5wyISW1/img.jpg)
<조금씩 천천히 안녕>
행복목욕탕이라는 일본 영화를 보고 상당한 울림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가끔 일본의 작품을 보다보면 한국의 그것과는 다른 감동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금씩 천천히 안녕’은 행복목욕탕을 만든 료타 감독의 차기작이라고 한다. 영화는 국내에서도 지난달에 개봉을 했으며 관객들의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
이 책 '조금씩 천천히 안녕'은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 사실 원작을 읽은 료타 감독은 원래 자신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는 것을 고집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이 원작이야말로 지금 시기에 꼭 필요한 작품이라며 영화화를 결정했다고 한다.
반응형
알츠하이머로 인지증을 앓던 아버지를 여읜 원작 작가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 치매를 앓는 아버지와 그의 가족들의 이야기다. 소재의 특성상 시작부터 안타깝고 슬픈 소설임을 직감할 수 있어 조금은 마음이 무겁지만 그럼에도 표지에 쓰여진 이 문구처럼 ‘당신이 우리를 잊어도 함께여서 행복한 시간’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https://blog.kakaocdn.net/dn/VIX2P/btsL2zb2ivg/zcxkHIjse3MqZlSkT3KVMK/img.jpg)
아버지 쇼헤이는 언제부터인가 자주 물건을 잃어버리고 착각하는 일이 생긴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 모임에 가려고 나섰다가 장소를 잊어버리는 것을 시작으로 초기 알츠하이머형 인지증 진단을 받게 된다. 진행을 멈추지만 완치는 불가능한 것이 인지증. 다만 약을 통해 조금씩 시간을 늦추는 것으로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중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위엄이 감돌던 그 당당한 모습은 서서히 흐려지고,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되었는지 그 정확한 시점도 모른 채 서서히 그리고 계속해서 증상은 진행된다. 그렇게 3년의 시간을 보내고 아내 요코는 늦게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애가 탄다. 생일 선물로 딸들이 사준 휴대푠 GPS기능을 켜보니 지하철을 타고 어딘가로 이동 중인 쇼헤이. 그 자신도 왜 그곳에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는데...
728x90
처음에는 대화가 제법 통하기도 하였는데 이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기억장애를 넘어 일상까지 위협하는 수준으로 병이 심해진다. 아내 요코 없이는 화장실도 못가고 식사도 못하는 수준. 요코는 혼자 모든 것을 수발하다보니 결국 탈이나 병원 신세까지 지게 된다. 그렇게 자식들 또한 바쁜 상황으로 인해 부모를 도울 수가 없고 그들은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안녕을 고하는 이별의 시간들을 흘려보낸다.
생각보다 무겁지만은 않은 톤으로 가끔은 미소 짓고 가끔은 안타까운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마냥 슬픔이 아닌 치매라는 병이 진행되는 과정을 일상과 현실에 맞춰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누군가 잊어가는 것에 대해. 슬프지만 그것이 삶에 있어 사실 큰 부분만은 아니라는 요코의 말처럼 치매 환자를 대하는 것이 고통과 슬픔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아버지가 잊어버리고 사라진 그 기억들은 다른 가족들이 지키고 꺼내 보며 훨씬 더 큰 기쁨을 만끽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는 역설적이지만 소중한 무언가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긴 이별의 시간들을 이야기 하고 있자만 나와 우리도 겪을 수 있는 오늘의 중요한 사회적 문제를 특유의 시선으로 공감 가는 캐릭터와 감동적인 이야기, 가족애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었다.
![](https://blog.kakaocdn.net/dn/cxVDE5/btsL4Gne5i5/vZjJZrHkv2sz6bY5LdvXF1/img.jpg)
#조금씩천천히안녕 #나카지마교코 #엔케이컨텐츠 #료타감독 #알츠하이머
728x90
반응형
'도서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 스미노 요루 / 양윤옥 / 소미미디어 (1) | 2025.02.01 |
---|---|
멘사퍼즐 수학게임 / 로버트 앨런 / 보누스 (0) | 2025.02.01 |
런던에서 만난 도시의 미래 / 김정후 / 21세기북스 (0) | 2025.02.01 |
수상한 전학생 IQ 탐정 뮤 / 후카자와 미시오 / 서울문화사 (1) | 2025.02.01 |
인외 서커스 / 고바야시 야스미 / 하빌리스 (0) | 2025.02.01 |